고등학생때 강연으로 매주 뵙던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을 아직도 기억한다.
“해킹이란 남들이 모르는 것들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가지고 이를 알아내어, 세상을 이롭게하는 행위”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핵심은 남들이 ‘모르는’ 것들에 대해 탐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남들이 모르는 것이란 공공연히 알려져있는 것들 말고 존재하고는 있으나 세상에 발견되어 드러나지 않은 정보(data)와 지식(knowledge)을 나타내는 것일테다.
예를들면 전쟁 중에 적국의 작전이나 원자력 발전소등 국가주요 연구시설에서 사용하는 설계도, 누군가의 개인정보, 아직 발견되지않은 과학적 사실 심지어는 미래의 비트코인 차트까지도 ‘남들이 모르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해킹을 공부하다보면 관통하는 생각이 “이거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지?” 이다. 이제 무서운게 “이거”에 해당하는 말이 뭐든 될 수 있다는거다. 예를 들어 부자의 계좌에서 돈을 빼네 나한테 전송하려면 어떻게 해야되지? 를 연구하는 것도 해킹이라는 학문에 의미있는 연구 주제 일테다.
내가 해킹에 반한 이유이다.
남들이 생각하지못한, 어쩌면 말도 안되는 것들을 실현해내는 것이 해킹이라는 분야의 주된 목표이고 이런 목표들을 실현하기위해 뭣보다 중요한 해커의 능력은 “모르는 것을 알아내는 능력”이다.
생각해보면 의미있는 해킹은 항상 “예상치 못한” 것들이다. 누구든 예상할 수 있는 공격기법, 누구든 예상할 수 있는 보호기법은 이미 명을 다한 지식이 되어버린다.
“아 이거 어떻게하는지 모르겠어요 ㅠ 그래서 못해요”
라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해커와 정반대 되는 사람이다. 해커라면 몰라서 못해요 라는 말을 들으면 피가 거꾸로 솟아야한다.
심지어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입장에서 지금 내가 “모르는게 무엇인지”를 알고있는 것은 굉장히 큰 정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모르는 지 완벽하게 이해하면, 키워드를 이용해 구글에 검색을 할 수도 주변에 이를 알고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저명한 교수님께 질문을 할 수도있다. 이를 통해 내가 모르는 것을 알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고, 모르는 것을 알기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있다는 것은 이미 그것을 알아냈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다. 그 이후부터는 주어진 해야할 것들을 내가 게으름 피지않고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해커는 못하는게 없는 사람이다. 해킹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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